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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공부, 자격증에서 개발까지 2년

회사에 필요해서 산업안전기사를 땄고, 틈틈이 하던 개발 공부가 AI 흐름을 만나 일이 됐습니다. 독서실과 카페를 오가며 보낸 2년에 무엇이 남았는지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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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과장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에는 코드를 만지고, 주말에는 부엌에 있습니다. 겪은 것을 정리해 두는 곳입니다.

목차

회사에 필요해서 자격증을 땄는데, 그게 지금 하는 일 전부의 시작이었습니다. 2025년 6월에 산업안전기사를 취득했고, 그 전후로 틈틈이 하던 개발 공부가 AI 흐름을 만나면서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안전관리자로 일하면서 회사에서 쓰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30대에 다시 공부한다는 게 실제로 어떤 모양인지 적어 두고 싶었습니다. 성공담은 아닙니다. 다만 계획 없이 하나씩 끝낸 것들이 나중에 어떻게 붙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회사에 안전관리자가 필요해서 시작했다

제가 다니는 곳은 제조업입니다. 상시 근로자가 50인 이상이면 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합니다. 회사에 그 자리가 필요했고, 저는 그럼 내가 따서 하겠다고 했습니다.

자기계발이나 이직 준비로 시작한 게 아닙니다. 회사에 있는 구멍을 제가 메우겠다고 손을 든 것에 가깝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손 든 게 이후 2년을 다 결정한 것 같습니다.

시작 이유가 명확했던 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왜 하는지가 흐릿하면 밤에 앉기가 어려운데, 이건 안 하면 회사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었습니다. 동기를 매일 다시 만들지 않아도 됐습니다.

퇴근하고 독서실, 주말에는 카페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했습니다. 퇴근하고 독서실에 갔고, 거기가 답답하면 카페로 갔습니다. 장소를 바꾼 건 집중이 안 될 때 자리를 옮기면 한 시간은 더 버틸 수 있어서였습니다.

30대의 공부에서 가장 어려운 건 내용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머리가 굳었다는 말은 절반쯤 핑계고, 진짜 문제는 하루에 쓸 수 있는 게 저녁 몇 시간뿐이라는 사실입니다. 퇴근하고 밥 먹고 앉으면 이미 여덟 시가 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요령이 하나 생겼습니다. 하루 목표를 어릴 때보다 훨씬 작게 잡는 것입니다. 한 챕터가 아니라 몇 장. 작게 잡으면 매일 끝을 보고, 매일 끝을 보면 다음 날 앉기가 쉬워집니다. 2025년 6월에 합격증을 받았습니다.

한 줄 요약 직장인 공부는 하루 분량을 작게 잡고 매일 끝내는 쪽이 오래갑니다.

2025년 6월 취득한 산업안전기사 자격증

개발 공부는 원래 조금씩 하고 있었다

여기서 솔직히 밝혀야 할 게 있습니다. 저는 개발을 갑자기 시작한 게 아닙니다. 잘하지는 못했지만 예전부터 조금씩은 하고 있었습니다. 뭔가를 만들어서 세상에 내놓을 실력은 아니었고, 그냥 관심이 있어서 들여다보는 정도였습니다.

그 시절에는 이게 어디에 쓰일지 몰랐습니다. 취미보다 조금 진지하고 공부라고 하기에는 성긴 상태로 몇 년을 보냈습니다. 딱히 결과물도 없었고요.

그런데 AI 도구가 나오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코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쓸 필요가 없어지니까, 그동안 어설프게 쌓아 둔 게 갑자기 쓸모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완전히 처음인 사람과 어설프게라도 아는 사람의 차이가 여기서 크게 벌어집니다.

AI가 내놓은 걸 읽고 이상한 부분을 짚어 내려면 최소한의 감이 필요합니다. 어디서 막혔는지 설명하려면 용어를 알아야 합니다. 저는 그 최소한을 이미 갖고 있었고, 그래서 이 흐름을 탈 수 있었습니다.

안전관리자가 만든 안전 자동화 프로그램

두 갈래가 만난 건 회사에서였습니다. 안전관리자로 일하다 보니 반복되는 서류 작업과 점검 업무가 눈에 들어왔고, 개발할 줄 아니까 그걸 프로그램으로 만들었습니다. 지금 회사에서 쓰고 있습니다.

이게 재미있는 지점입니다. 안전 업무를 아는 개발자를 구하기는 어렵고, 개발할 줄 아는 안전관리자도 흔하지 않습니다. 둘 다 어중간하게 아는 사람이 오히려 딱 맞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 뒤로 수발주 시스템도 만들고, 매일 아침 거래처 사이트를 확인하던 업무도 자동화했습니다. 배울 것을 고르느라 헤맨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사람들이 뭘로 고생하는지 매일 보고 있었으니까요. 안전 프로그램 이야기는 따로 한 편으로 쓸 생각입니다.

공모전 우수상과 감사패 뒤에 있던 시간

제주대학교 라이즈사업단의 평생교육 공모전에 나가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바이브코딩으로 만든 프로그램으로 받은 상입니다. 산업인력공단 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는 감사패도 받았습니다. 이걸 적을지 좀 망설였습니다. 자랑처럼 보일 것 같아서요. 그런데 적기로 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 두 줄을 만든 게 재능이 아니라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상장에는 밤마다 독서실에 앉아 있던 몇 달이 안 적힙니다. 그래서 결과만 보면 원래 잘하는 사람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그냥 계속 앉아 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상을 받았다고 실력이 는 건 아니었습니다. 회사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배포가 안 돼 며칠 헤매고 원인을 잘못 짚어 이틀을 날린 시간이, 상장보다 훨씬 많은 걸 남겼습니다.

늦게 시작해서 손해 본 것과 이득 본 것

손해는 분명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외우는 속도도 느립니다. 스무 살에 시작했다면 지금쯤 훨씬 멀리 가 있었을 겁니다.

이득도 있습니다.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가 명확합니다. 회사에서 사람들이 매일 아침 사이트를 여섯 개씩 여는 걸 봤기 때문에 자동화를 만들었고, 안전 업무의 반복 작업을 직접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걸 프로그램으로 옮겼습니다. 학생 때는 만들 것을 상상해야 하는데, 지금은 매일 눈앞에 있습니다.

포기하는 기준도 달라졌습니다. 어릴 때는 안 되면 재능이 없나 보다 했습니다. 지금은 안 되면 방법이 틀렸나 보다 합니다. 나이 먹어서 생긴 몇 안 되는 장점입니다.

지금 시작할까 재고 계신다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은 늦지 않았느냐는 겁니다.

2년 전의 저도 같은 걸 물었습니다. 그때 시작 안 했으면 지금도 똑같이 묻고 있었을 겁니다. 2년은 어차피 지나갑니다. 자격증 하나 있는 채로 지나가느냐 아니냐의 차이만 남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저녁 시간에 다른 걸 안 하겠다고 정해 둬야 합니다. 남는 시간에 하겠다고 하면 남는 시간은 안 옵니다. 저는 그 몇 달 동안 드라마를 거의 못 봤습니다.

그리고 결과가 어디로 갈지는 모릅니다. 저는 산업안전기사를 공부하면서 이게 개발로 이어질 줄 전혀 몰랐습니다. 계획대로 된 게 아니라 하나 끝내니 다음 게 보였을 뿐입니다.

2년 전의 나는 지금을 예상하지 못했다

돌아보면 계획이랄 게 없었습니다. 자격증을 딸 때는 자격증만 생각했고, 개발은 그냥 관심이 있어서 붙들고 있었습니다. 그 둘이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습니다.

예상과 달랐던 건 성취감의 위치였습니다. 합격증을 받은 날보다, 만든 프로그램을 회사 사람들이 아무 말 없이 쓰기 시작한 날이 더 좋았습니다. 자격증은 나에게 오는 거고 프로그램은 남에게 가는 거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하는 일 중에 2년 전에 계획했던 건 하나도 없습니다. 다음 2년도 아마 그럴 것 같아서, 이번에도 계획은 안 세우려고 합니다. 앞에 놓인 것부터 하나 끝내 볼 생각입니다.

혹시 30대에 뭔가 새로 배워 볼까 재고 계신다면, 회사에서 지금 불편한 것부터 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그게 제일 빠른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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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미뤄둔 목표 하나를 이틀 만에 끝냈다. 남의 플랫폼이 아니라 내 서버에 내 블로그를 만드는 일. 왜 지금부터 기록을 시작하는지에 대한 첫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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